신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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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기도
- 감정의 충돌과 순간의 정점 -

작가의 길을 선택한 신광호는 성실하게 배운 손끝의 그림솜씨로 사실적 묘사나 시각적으로 화려한 외형에 사로잡히지 않고 심적 과정, 정신적 체험을 바탕으로 사물의 의미와 인간 내면의 본질을 표현하려 한다.

그것을 위해 그는 원색을 주로 하는 강렬한 색채를 이용하여 색의 대비(對比) 효과를 추구하며 끊임없이 작가 개인의 자아(自我)를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개인적 감정표출의 예술을 추구하고 있다. 작가는 내면의 정신세계를 현실로 확장하여 창조하는 과정에서 정밀한 형태와 조화로운 색채 사용은 무시되고 왜곡과 과장을 통해 비현실적인 내면적 자아 속으로 빠지고자한다.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적 변화와 충돌은 타인과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을 자화상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은 결국 자신은 물론 타인의 모습까지 함께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사고와 언어를 가진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애매모호한 감정은 결국 양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내가 느끼는 것과 상대방이 느끼는 것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진다.

한마디로 정의 내려지기 힘든 인간 감정의 복잡함은 작가의 내면에서 오랜 시간동안의 고민을 거친 후 화면의 빈 공간에 순간적인 흔적으로 남겨진다. 이 “순간성”은 작가가 붓을 들고 있는 짧은 시간동안 완벽하게 작업에 몰입하고 동화되어서 나오는 일종의 행위이며, 화면에 색이 안착되고 형태가 형성되는 순간 백지에 대한 공포는 와해되고, 작가 내면의 두려움과 또한 그것으로부터의 희열이 동시에 발생한다. 이 순간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과정으로 그가 작품을 창조해 내는 에너지의 정점이다.

이런 작업의 내용과 과정은 20세기 초 독일에서 발생했던 표현주의(Expression)의 개념과 상응한다. 표현주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이 예술가의 정신적인 것의 표현, 즉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며 어떤 형태로든 작품 안에 작가의 영혼이 깃들어 있어야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기존의 아카데미적인 사실적 표현이나 풍경화의 원근법을 무시하고 인체의 분석적인 해부학을 거부했으며 또한 인상주의의 빛의 조화나 음영의 법칙은 더 이상 화면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그들은 그들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는 도구로써 색채와 형태의 표현력을 강조했다. 여러 대표적인 표현주의 작가들 중에서도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에드바르트 뭉크 (Edvard Munch 1863-1944, 노르웨이) 의 작업을 연상시키게 한다.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인간 내면의 슬픔과 두려움을 표현했었던 그의 작품에서 뚜렷하게 볼 수 있었던 인간의 심리는 한마디로 혼란 그 자체였다. 지금 작가가 무엇이라 뚜렷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있는 그것은 인간의 내적인 무엇, 늘 한마디로 정의 내려질 수 없는 혼란스러운 것, 그래서 그것은 “순간”이라는 광기로 화면에 나타나 작품이 되고, 작가의 정신과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예술은 이러한 정신세계의 의식적 표현이며 이 정신세계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합목적적인 근거와 이성적인 설명이 따라야 한다. 작품은 그것으로부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때 진정한 예술로써의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유명진 (대구MBC 갤러리 M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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